시대를 초월하는 가수 양희은

1952년 8월13일 서울 종로 가회동에서 출생. 1970년 서울 YMCA가 운영하던 청소년 쉼터 '청개구리'에서 김민기와 동료 노래꾼, 라디오 PD 등과 만나면서 그녀는 노래의 삶에 발을 딛기 시작했다. 71년 <아침이슬><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세노야> 등의 노래가 담긴 [1집 아침이슬]을 발매하면서부터 가요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비굴한 시절의 저항정신이 담긴 '김민기'의 곡과 '양희은'의 곧고도 청아한 목소리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사람들의 가슴에 커다란 파문과 안위를 동시에 일으켰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그녀의 노래는 달콤하게 입에 짝짝 붙는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 같진 않지만, 구수한 숭늉 같고 바득하게 끓인 된장찌게 같다.

반짝 반짝 현란한 빛을 발사하며 대중을 후려치고 떠나는 노래들과는 달리 언제나 매일 먹는 밥처럼 능상 없어서는 안 될 주식 같다. 슬픔이 슬픔을, 눈물이 눈물을, 아픔이 아픔을 위로해 주는 오랜 벗 같은 노래, 어머니들이 흥얼거리는 타령같은 애틋함과 진실함이 그녀의 노래의 노른자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협소한 현실에서, 양희은의 노래는 그들의 벗으로 유일한 대안으로 자래매김 해주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노래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모든 세대에서 통용되는 명작이다. 지금도 각 팬 사이트에는 그녀의 노래를 듣고 감동을 느낀 어린 친구들의 응원 메세지가 자작거리는 걸 보면, 그녀의 노래는 분명 시대를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노래에도 팔자가 있고, 생명이 있어요. 요즘 나오는 많은 노래들처럼 두 세달만에 잊혀지는 곡들도 있고,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 움직이는 곡들이 있죠. 노래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건 작곡가나 가수가 아닙니다. 자꾸 불러주고 기억해주며 되새김질 해주는 대중에 의해 노래의 생명력이 결정되는 것이죠" 그녀는 우리나라가 망하지 않는 건, 세상의 곳곳에 있는 민초들, 평범한 사람들의 끈질긴 생명력, 정, 나눔의 자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그녀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건 진정 커다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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