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휠칠한 키에 준수한 얼굴과 시골아저씨 같은 훈훈한 마음씨가 마음에 든다

가끔씩 1/m을 외쳐되는 통에 실망을 주기도 하지만

절대 심한 신세를 지는 법이 없다

그러고보면 그의 처신도 꼭 산처럼 둥글고 은은하다

 

고1땐가 2땐가 기억이 잘나지않지만 내가 그의 삼량진 산골집에 간 건 오월초 무렵

따뜻한 봄날이였다 삼량진역에서 내려 무려 2시간 가까이 산길을 걸어서 도착해보니

산자락에 자리한 조그마한 시골마을이였다

전기도 안들어오고 방구들도 s라인 이어서 거기서 맞쳐서 잔 기억이 아련하다

 

그 뒤 많은 세월이 흘러 중년의 나이에 다시 만나서

그가 운영하는 약초산행의 유일한 정식회원으로, 추종자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전국의 각종 산들을 헤메고 다니고있다

 

난 사실 모던하고 도회지적 이미지가 강한 사람인데

그와 조금씩 산행을 하면서

더덕도 케고 약초도 케고 참 많은것을 배운다

 

그런 약초를 구하기 위해 이런 아침에 서둘러 먼 오지로 떠나는 건

쉬운일이 아니지만 산속에서 그와 둘이서 컵라면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면

오길 잘했다고 늘 생각한다

 

그는 더덕을 케고 약초를 케고

세월을 케고 우정을 케고 인생을 켄다

 

그는 항상 말하는게 어눌하지만

때로는 무슨말을 하는지 이해 못 할 때도 많지만

난 항상 그의 말에 승복된다

 

그는 또 동기총무를 맡고 있는 나의 핵심 참가세력이고

내가 한다면 언제든 도와주는 참 고마운 친구다

 

그의 약초산행이 언제까지 계속될진 모르지만

가능하다면 오랫도록 ,돈 좀 못벌어도 되니까

그의 추종자로 같이 늙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