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년 에스파냐(스페인)에서 항해를 시작한 콜럼버스가
바하마제도에 있는 산살바도르섬을 발견한 이래
카리브해는 에스파냐의 식민지 활동 무대가 됩니다.

에스파냐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생산된 금과 은을 유럽으로 싣고 가서 막대한 부를 쌓게 됩니다.
당시 에스파냐가 아메리카의 보물들을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은
훗날 '무적함대'라는 별명을 갖게 된 막강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스페인 축구팀을 '무적함대'라고 부르는 이유도
당시의 에스파냐 해군이 보유했던 무적함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현재의 미국 서남부를 포함해서 멕시코 이남 지역의 대부분이 에스파냐의 식민지였거나
에스파냐의 영향력 아래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에스파냐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수탈한 금과 은 등은 카리브해를 통해 유럽으로 건너갔는데
이 보물선들을 노리고 카리브해에서 활동했던 해적들이 바로 전설적인 '캐리비안의 해적'입니다.
물론 유럽 변두리나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의 연안에 출몰하던 해적들도 있었으나
활동 영역과 군사력으로 봐서 카리브해의 해적들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이 캐리비언 해적들의 일부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했고
아프리카의 섬 마다가스카르에 해적 국가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에스파냐와 영국, 프랑스의 정규군과도 맞짱을 뜰 만큼 세력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약 200년 동안 에스파냐의 선박들은 대서양을 항해하며
유럽의 상품과 개척자들을 남미로 실어 나르고 신대륙의 보물들을 싣고 되돌아 왔습니다.
16세기의 해적들은 이 에스파냐의 보물선을 주요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카리브해의 해적들이 이처럼 득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견제하기 위해 해적들과 뒷거래를 한 영국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당시 에스파냐의 해군력에 맞설 수 없었던 영국은
비공식적 뒷거래를 통해 해적들에게 무기를 지원하고 대신 전리품을 나눠 가졌습니다.
 
17세기 초까지 에스파냐가 카리브해를 독점했으나
그 후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강국들이 서인도 제도에 많은 발판을 마련하고 17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영국은 에스파냐의 공격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에스파냐의 선박을 공격하는 해적들의 후원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에 열받은 에스파냐가 해군력을 동원해 영국과 정면승부를 걸지만
결국 영국이 승리하게 됨으로써 카리브해의 패권을 나눠갖게 됩니다.

영국이 산업혁명에서 앞서 갈 수 있었던 이유도
에스파냐와의 해전에서 승리하고 얻은 아메리카의 자원이었습니다.

영국이 세계적인 강국으로 발전하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캐리비안의 해적'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영국 해군에 의해 소탕되는 운명을 맞게 됩니다.
에스파냐의 무역선단이 쇠퇴하자 해적들은 이제 영국의 무역선과 군함까지 공격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영국은 군함을 동원해 대대적인 해적 소탕에 나서게 됩니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은
카리브해의 해적들이 영국 해군의 소탕작전으로 궁지에 몰리게 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