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해외+카드+비자금 회오리..지지선은

[머니투데이 2003년 11월 19일 (수) 10:18]  
[머니투데이 유일한기자] 주식시장이 미국증시의 연이은 조정과 카드발 유동성 위기라는 국내외 대형 악재에 막혀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증시가 반등하기보다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국내 유동성 경색 또한 단기간 해결될 사안이 아닌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관망하는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19일 오전9시50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24.52포인트 떨어진 776.45를 기록했다. 20일 이동평균선(787)을 시초가에서 이탈한 이후 770선에서 낙폭을 축소하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수급에 있어 하락의 주범은 우려되는 외국인의 매도. 외국인은 전날에도 하나은행 시간외 대량 매수를 제외하면 1000억원이상을 내다팔더니 이날 들어서도 같은시간 954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매도강도를 더하고 있다. 이는 미증시가 다우 1000선에 안착하지 못하고 최근8일동안 7일이나 하락하는데 영향받고 있다.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단기급등의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전쟁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가와 미뮤추얼펀드의 스캔들 조사로 인한 신뢰상실이 맞물리고 있다. 유가급등은 경기회복에 장애로 나타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 닛케이지수도 추세를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특히 선물시장에서도 1700계약 순매도를 기록, 시장베이시스(선물 12월물-코스피200지수)를 보합권까지 떨어뜨렸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매매가 703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이 양동작전을 펴면서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큰폭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한편으로 LG,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에서 비롯된 카드발 금융시장 불안이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외환카드와 LG카드가 장중 하한가 근처까지 곤두박질친 것을 비롯 국민은행이 7% 넘게 급락하며 금융주가 크게 조정받고 있다. 외환은행 LG투자증권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카드관련주 매기도 뚝 떨어졌다. 채권금융기관의 LG카드에 대한 지원책이 이날 발표되지만 움츠려든 투자심리가 쉽게 회복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여기에 LG그룹에 대한 검찰의 대선자금 비자금 수사도 만만치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홈쇼핑 LG 등 관련주들이 급락한 것은 물론 삼성 등 다른 그룹들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증시가 60일선에서 지지시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기술적으로 과매도 시그널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증시도 단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기준 미국과 아시아증시에서 우리증시만 20일선을 지키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는 점도 부담이다. 강 위원은 "60일선이 있는 760의 지지를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악재의 무게와 외국인의 매도를 볼 때 지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날의 급락이 새로운 악재가 아니라 이미 알려졌으나 부각되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홍성국 대우증권 부장은 "썩은 고름이 터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국내외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이번주 안으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악재의 분출이 저점매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선물 12월물의 경우 현지수대인 100.50~100.70이 1차 지지선, 2차지지선은 60일선인 98.50을 제시하고 있다. 한 선물시황 분석가는 "대기업에 대한 비자금 수삭 분식회계에 대한 우려를 낳으면서 투자심리가 더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지지선의 지지는 외국인의 동향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유일한기자 onlyyou@moneytoday.co.kr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