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학님.참으로 반갑습니다. 내 일생에 너무나 큰 도움을 주신 당

신의 이름을 생각 할 때마다 항상 감사의 옷깃을 여밉니다. 국민학

교 다닐 때는 당신은 나의 선배였고, 같은동네 (밀양읍,교동)에서

살면서도 우린 자주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도 잘 모

릅니다. 아마도 국민학교,중학교를 밀양이 아닌 외지에서 다녔으리

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학 때면 한동네에서 가끔 어울려

구슬치기,딱지치기를 함께한 기억이 나고 , 동네에서 수산댁어른으

로 명망이 높았던 손병학님의 할아버지댁에 좋은 일이 생기면, 아

버지와 함께 잔치 음식을 먹으러 여러번 함께 간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마다 당신은 백설기 송편등을 내 호주머니에 듬뿍 넣어주던 기

억도 납니다. 동네 아이들과 구슬치기, 딱지치기하다 싸움이 벌어

지면, 또식이 삼촌( 손병학님의 삼촌-본명: 손동일)은 항상 내편을

들어 주셨고, 담밖으로 휘 늘어지게 주렁주렁 매달린 누렇게 익은

살구나무에 매달려 몰래 살구를 따먹다가 손병학님의 할아버지에

게 들켜 손을 들고 벌을 서고 있으면, 또식이 삼촌은 굴밤을 몇대

쥐어박아 주시고는 슬그머니 용서해 주셨다. 손병학님과 또식이 삼

촌과  나와의 인연은  그 뒤에도 계속되었다. - 계속 -

손병학님과의 제일큰 인연은  동래고등학교 동기 동창생이 되었다

는 사실이지만 학교에 다닐 때는 박문진과 그림자처럼 함께 지내

다 보니까 그저 오다가다 교정에서 가끔 만나면 별 대화도 없이 서

로 처다보며 빙긋이 웃고 헤어지곤 했었다. 그 뒤 동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박문진은 한양대학교 공업경영학과로 진학하여 서울로

가고, 박문진의 배려로 동생들 ( 남동생 2명, 여동생 1명)의 학습지

도를 명분으로 박문진의 집에서 대학 생활을 계속했으나 , 졸업 1년

을 남겨두고 , 박문진의 온 가족이 서울로 이사함에 따라 새로운 거

처( 입주 가정교사)를 찾아야만 했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고민

하고 방황하던중 서면에서 우연히 손병학님을 만나 나의 고민을 털

어 놓고 도움을 요청했다. 나의 사정을 다듣고 난후 손병학님은 명

쾌히 나의 고민을 해결 해 주었다. 창배,병삼, 병옥 세명 동생의 입

주 가정교사로 전격 채용 해준 것이다. 짐을 챙겨 입주 해보니 아버

지 어머니께서 반갑게 맞이 해 주시고, 병역을 마치고 복학하여 같

은 대학에 다니면서도 교정에서 자주 만날 수 없었던 또식이 삼촌

도 반갑게 대해 주셨다. 그 당시 손병학님의 집은 서면에 있었고

2,3층은 살림집이고 1층은 약국이었는데 경북 약대 출신의 편약사

를 고용하여 손병학님이 직접 운영하고 있었다. 약사가 급한일이

생겨 자리를 비우면, 손병학님이 직접 약을 판매, 조제를 원하면 기

대에 부응 하기도 하였다. 그당시 편약사도 연애 중이어서 자주 자

리를 비웠고 , 손병학님도 지금의 아내와 열애 중이어서 무척 바빴

다. 동생들 학습지도가 끝나고 약국으로 내려와보면, 약국이 비어

있는 경우가 가끔 있었고 손님이 오면 내가 대신 약사노릇을 했다.

지금도 잊혀지지않는 60대 여자손님은 심한 두통증세를 호소하면

서 꼭 조제약을 먹어야만 병이 낫는다고 굳이 조제를 해달라고 했

다. 저는 약사가 아니니까 다른약국으로 가시라고 해야하는데,며칠

전 편약사가 부탁한 말이 생각났다. 자기가 없을 때 조제약을 원하

는 손님이 오면, 소화제와 두통약 항생제등을 혼합하여 잘 갈아서

예쁘게 포장하여 주면 된다고 약첩 싸는 법까지 가르쳐 주었던 것

이다. 3일치 9포를 조제 해 주었는데 황송하게도 한 열흘 쯤 후에

그 손님이 다시와서 내가 조제해준 약이 너무 효과가 좋다고  또 나

를 찾더라고 편약사의 칭찬을 듣기도 했다.

손병학님과 한 집에서 한 솥밥을먹으면서 함께 생활 한 1년동안 의

수많은 추억이 어제 일 같이 새로워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손병학

님 자주 못 뵙더라도 부디 평강 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