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오후 5시쯤 전화가 하나 왔었어. 지난 시절 대학때 단짝으로 다니던 친구가 그냥 보고싶어 왔다는구만. 부산에서 .

압구정동 베이징 덕이라고 오리집에서 만나 맥주를 한잔 먹는데,
머리카락 센 것과 조금 살이 찐 것만 빼먼 25년 정이나 똑같더군.
친구 놈 왈 오랫만에 만났는데, 이렇게 맥주먹고 안되니까 소주먹으러 가자는거야. 그래서 배터지는 집이라고 우리 마라톤 하는 사람이 쥔장인 일식집이 있는데, 그리로 갔지. 압구정동에 있는 동기하고 셋이서한참을 마셨지.옛날 생각하면서.....이야기 하면서.....

25년만에 보고싶다고 온 친구를 호텔에 던져버리기는 좀 그렇잖아.
그래서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지. 집에서 자야될 것같으니까 막내를 안방으로 옮기면 어떨까 하고 말이야. 집사람도 오케이 해서 셋이서 버스타고 집앞에서 내려 24시간 편의점에 가서 소주 한보따리를 사서 집으로 갔지.
재수하는 장남이 마음에 걸렸는데, 이제는 집사람까지 넷이서 한참을 떠들고 있는 와중에 학원에서 돌아온 놈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너무나 편하게 이해를 해줘서 더욱 즐거웠지. 아마도 우리 딸같았음 야단이 났을텐데 아들 놈이라서 그런지 성격이 좋은 것같애.

그렇게 2시 넘어까지 술마시다 낮 근무가 생각나서 쉬어야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내가 2시 넘어까지 술먹은 기억이 최근 3년이내에는 없는 것같아.

어쨌거나 그렇게 늦게까지 마시고 잤는데, 어제 아침은 운동만 못했지 컨디션은 괜찮았어. 소주를 굉장히 많이 마셨는데도 말이야, 아마도 즐겁게 마셔서 그런가봐.

오늘 아침엔 마음먹고 달리기를 하러 나갔는데, 이젠 날씨도 쌀쌀하고 어둡고 해서 그런지 자전거 길이 비좁도록 다니던 사람들이 바람이 아무도 없고 바람만 휑하게 불고 있었어. 한시간 운동하는 동안 약 10사람쯤 만난 것같애.

잔디 위에 하얗게 내린 서리가 더 마음을 춥게 만드는 날이었어.
올해 수해입은 분들이나 지하철에서 주무시는 분들에게는 추위가 안왔으면 하는 마음이요.

항상 즐겁고 건강한 날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