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牛 生 馬 死 "

아주 넓은 저수지에 말과 소를 동시에 던져 넣으면 둘 다 헤엄쳐서 뭍으로 나옵니다.

말의 헤엄 속도가 훨씬 빨라 거의 소의 두배의 속도로 땅을 밟는데

네발 달린 짐승이 무슨 헤엄을 그렇게 잘 치는지 보고 있으면 참 신기 하죠.

그런데 장마철에 큰물이 지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갑자기 불어난 물에 소와 말을 동시에 던져 보면,

소는 살아서 나오는데 말은 익사를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말은 헤엄은 잘 치지만 강한 물살이 떠미니깐
그 물살을 이겨내려고 물을 거슬러 헤엄쳐 올라가려 합니다.

1미터 전진 하다가 물살에 밀려서 다시 1미터 후퇴를 반복합니다. 한 20분 정도 헤엄치면
제자리에서 맴돌다가 지쳐서 물을 마시고 익사해 버립니다.

그런데 소는 절대로 물살을 거슬러 위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냥 물살을 등에 지고 같이 떠내려 갑니다. 저러다 죽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10미터 떠내려 가는 와중에 1미터 강가로, 10미터 떠 내려 가다가 또 1미터 강가로..
그렇게 한 2~3 킬로 내려 가다 어느새 강가의 얕은 모래밭에 발이 닿고 나서야 엉금엉금 걸어 나오죠.

신기한 일 입니다.
헤엄을 두배나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 가다 힘이 빠져 익사 하고,
헤엄이 둔한 소는 물살에 편승해서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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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우생마사'의 이야기다.

그런데 난 왠지 이 경우의 소처럼 그냥 미련(?)하게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고 느긋하게 기다렸다 살아남는 것이 못마땅하다.

소가 현명하여 그렇게 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임을 알았을까?

아니면 미련하여 포기하고 있다보니 살아남은 것일까?

물론 인생 1막의 현역에서 대부분 은퇴하여 얼추 노쇄한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는 게 순리이기는 하겠지만

난 그래도 물을 헤쳐 앞으로 나아가려는 투지는 끝까지 놓치 말아야 한다고 믿고싶다.

말이 죽은 것은 극한의 공포로 인한 정신적 패닉으로 침착성을 잃고 물 속에서 허우적거렸기 때문이지

물살을 거슬러 헤엄쳤기 때문이 절대 아니다.

새가 비를 피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참새처럼 비를 피하여 처마 밑으로 기어드는 방법과
독수리처럼 비구름을 뚫고 그 바깥의 푸른 창공(雲外蒼天)으로 날아 오르는 방법

참새와 독수리의 체급을 고려하지 않은 불공평한 비교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독수리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저것만 넘어면 된다는 확고한 믿음과 불타는 투지이다.

투지는 강철같은 의지에서 나오고 의지는 노쇄를 막는다. (의욕이 있는 곳에 젊음이 있다지 않는가)

따라서 난 "비행기는 바람을 타는 것이 아니라 거슬러 이륙한다"는 헨리 포드 할배의 명언에 한표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