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모든 산들을 거의 서너번씩 샅샅이 등산하면서 그 동안 약초 구경과 연구만 하다가 본격적으로 약초 채집을

하기 시작하게 만든 동기가 효소였다.

그래서 5년 전인 2008년경 부터 산야초를 채집해서 직접 담기 시작했다.

 

그동안 손쉽게 사서 먹었는데 매번 같은 맛이 아닌지라 나는 의문이 생기면 못참는 성격이라서 그 이유가 궁금해서

생산자를 직접 찾아가서 보았드니 뒷뜰에도 산야초가 많이 자라고 있었기에 의구심이 발동했던 것도 한가지 동인이 되었다.

 

내가 직접 채취해서 담아보았드니 이제는 그분들 심정이 이해가 간다.

왜 물을 희석해야만 하고, 또 자연산 보다는 직접 재배해야만 하는지를....

 

채집하고 운반하고 세척하고 설탕(꿀)과 버무르고 거르고 하는 과정이 참으로 번거롭고 귀찮으며

중노동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떄문이다.

 

그 동안 구입한 항아리 비용만도 기백만원

설탕과 꿀값만도 수월찮았고

담금주 구입비 또한 만만 찮았다.

이래 저래 따진다면 그 동안 총 비용이 수천만원은 훨씬 넘어 들어 간 것으로 추산된다.

 

그저께 어성초와 자소엽 및 녹차잎을

어제 마지막으로 홍고추를 담금하면서 3년 동안의 기나긴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60리터 짜리 항아리 30여개

작은 항아리 서너개

25리터짜리 담금통 24개

 

총 50여 개의 담금이 되었다.

 

사용된 재료는 그동안 국내 산야에 자생하고 있는 거의 모든 산야초들로

현재 각종 산약초 카페에서 거래되고 언급된 모든 약초들은 거의 빠짐없이 담았다.

일부는 직접 채취했었고

나머지 거의 대부분은 이런 저런 곳에서 구입했다.

2008년 부터 담았으니 최장 5년 최단은 어제 담은 하루의 기간이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오래두면 둘수록 약성이 좋아지는 것으로 알았는데 얼마전 모 방송국의 테스트 결과를 보니

담금 후 40여 일 후가 항산화물질과 후로보노이드 성분 수치가 가장 높고 그 이후로는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서 지금도 다소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맛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좋아지는 것은 분명한데 약성은 그렇지 않다고 하니 캣션마크다.

똑같은 발효제품인 이태리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발사믹 식초의 경우는 10년 20년 이상된 것일 수록 엄청 고가에 팔리는데

그리고 된장이나 간장의 원액의 경우도 동일한데

유독 약초만 같지 않다니 다소 의아스럽긴 하지만 내가 실험한 것이 아니라서 아직은 뭐라 결론을 내릴 수없다.

 

그 다음, 각종 산야초 발효 등을 강의하거나 언급하는 분들의 주장도 일부는 다소 의심스럽다.

나는 가장 오래된 5년짜리도 한통은 거르고 그 결과를 살피고 있고, 다른 통은 거르지 않고 지금까지 두고 있는데

결론은 거르지 않은 것이 맛도 더 좋고 약성도 더 좋다.

 

한 10여 년 더 두고 보아야 나름대로 결론을 내릴 수가 있는데,

지금으로선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 옳다고 생각된다.

 

대장정의 막을 내리니 시원하고

이제는 더 이상 배낭에 효소용 약초를 담아올 필요가 없을듯 하다.

그동안 무거운 배낭 짊어지고 다니느라고 고생 고생했다.

 

사실 전국의 모든 산들을 돌아 다니면서 산행할 때는 배낭도 물도 음식물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심지어 무박종주로 가는

공룡능선을 넘어 가는 설악산 종주이나 당일치기 종주로 갔었던 지리산 종주에서 조차도 가방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는데 효소를 담을려고 산같지도 않은 조그만 산을 가면서도  가방을 가지고 다니다 보니 내심 여간 귀찮은게 아니였는데 이제 다음부터는 가방없이 맨몸으로 갈 수가 있어서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빈 몸으로 왔다가 빈 몸으로 갈 인생인데

그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녔으니 얼마나 귀찮던지

이제 다시 빈 몸으로 훌훌 날아 다닐 수 있으니 원점으로 돌아 간거다.

이것이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느낀 소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