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오는 유달리 벌레를 많이 타는가 보다. 잡아도 잡아도 없어지지를 않는다.

이래서 농약의 유혹을 받는가 보다. 아침마다 벌레 잡느라고 거의 1시간 이상을 소비하니 이놈의 벌레들 땜에 날마다 전쟁아닌

전쟁을 치루고 있다.

 

유독 씨방을 맺으려고 하는 꽃술과 새순에만 바글거리는데 이같은 기생충들과 벌레 및 조직들은 불로소득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라도 인간이나 식물이나 모두 근절을 시켜야만 한다.

 

작년에는 더덕 꽃속으로 들어오는 장수말벌을 참 많이도 잡아서 뽕당했는데,

더덕꽃이 만발하다 보니 요사이도 수 없이 날아든다.

 

작년 같았으면 잡으려만(그렇게 하다가 장수말벌에게 한 방 오지게 쏘였지만서두), 내가 마실 한 병은 이미 확보되어있는지라 굳이 욕심내어서 새롭게 담을 필요가 없어 금년에는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다. 이 장수말벌들이 더덕 화수받이를 시켜주는지라 더덕 씨앗을 받고자 가만히 지켜만 보니 이 아이들도 내 몸에 붙었다가 더덕꽃 속으로 들어갔다가 하면서 이제는 친구가 되었다,

덕분에 수 많은 더덕 꽃들이 씨앗을 맺어서 금년에는 나눔해도 좋을 량이 나올 것같다.

 

작년에는 지치 씨앗을 거의 한 컵정도 받았는데, 금년에는 조금 적게 나올 모양이다. 세력만 무성할 뿐 씨앗은 신통 잖다.

내가 1980년대 초에 약 500여 분 정도 蘭을 재배할 때 흔히 사용했던 방법이 식물의 종족번식 본능을 이용한 인공개화였는데,

그 덕분에 우리집에는 사시사철 란꽃이 끊이지를 않고 감상할 수가 있었다

겨울에 피는 寒蘭을 여름에도 피우고, 새해를 알린다는 報歲蘭을 가을에도 피우게 하고, 아름답고 향이 좋은 石斛도 수시로 꽃피게 하여 향을 즐겼는데,

 

이 지치들도 내년에는 인공개화를 좀 더 많이 시켜서 씨앗을 많이 받아야겠다.

 

오늘 아침 씨앗이 영글어 가는 것을 보니 문득 가을이 코앞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아, 無心한,

마치 화살같이 흘러가는 세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