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김창헌 
| 제목 | 티나넬로 2006 |
|---|---|
| 글쓴이 | 전덕근(47) [ golflifei@hanmail.net ] |
| 작성일 | 2013-08-07 |
와인은 온도다.
만고불변의 이 진리를 잠시 착각하는 바람에 생긴 해프닝 한 또막.
셀러에 고이 간직하여 잘 잠자고 있는 아이를 괜스레이 잘 보관해서 간다고 아이스팩에 드라이 아이스 넣은 후 그 속에 넣어서
한정식집으로 갔다.
식전주는 그런대로 알맞게 차서 굿이였고
본 게임인 이 놈은 너무 찬 나머지 캐어나지를 않는다. 오픈 후 30분 경과 역시 똑같다.
한시간 후,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잔에 따랐는데 영 아니올시다다.
우리집은 맛없으면 아무도 인먹는다.
대충 계산해도 한잔 당 만원 이상은 되는 술이 그대로 남아서 버려진다.
그렇게 반병은 없어지고
남은 반병은 가져왔다.
식탁에 상온 그대로 두었는데, 그 다음 날 아침 어찌 변했나 확인차 한잔을 마셨드니 완전히 깨어나 있었다.
굿 밸런스, 풍부한 아로마, 입안을 강하게 쬐여오는 강한 탄닌, 탄탄한 구조감, 벨벳같은 부드러움, 긴피니쉬.
결빙되어 길게 자다 늦게 깨어나니 힘이 생기는 모양이다.
역시 명불허전이라.
잠시 잘못 생각으로 차게 온도를 맞추는 바람에 멀쩡한 놈을 병신같은 별볼일없는 놈이라고 욕할뻔 했다.
이렇게 떠받들고, 귀찮고 어려워서야 어디 와인 마시겠는가?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이렇게 안해도 맛있는 술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젠장.
하여간 남은 반병은 맛나게 잘 마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