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고등학교재경총동창회

지난 가을에 高齡의 황절삼을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아는 후배가 부탁을 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삼의 생김새가 탐이나서이기도 했다.

평균 6 ~ 70년根으로 총 7뿌리를 구입했는데,

삼이 어찌나 잘 생겼는지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우선 싱싱할 떄 먹는게 좋기에 아이들 불러서 식구들이 둘러앉아 한 뿌리씩 먹고 나니

60년根 한 뿌리가 남았길래 후일 긴히 요긴하게 쓸려고 김치 냉장고에 고이 보관하고 있었는데

생물이라서 앞으로 한달은 더 보관해도 되겠지만 그 이후는 곤란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우리 친구들과 회원들도 이제 나이들이 들어 가고 있고, 또 친구들과 회원들 부모 등 주위에

다들 高齡의 年老하신 분들도 많고 해서 혹여 요긴하게 쓰일데가 있을지도 몰라서 보관해 오고 있었다.

아침에 일이 있어서 김치 냉장고를 정리하다가 보니 2달이 지난 아직까지는 싱싱하게 잘 보관되어 있기는 한데

이 겨울이 지나고 나면 알 수가 없는 일이라서 건조를 하던지 아님 담금을 하던지 해야 하겠는데.

건조를 하면 모양이 잘 살지를 못하겠고,

담금을 하자니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보는 재미밖에 없는지라.

그래서 그냥 생채로 먹기로 했다.

뭐, 주위 분들이야, 내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본인들과 그 자식들이 알아서 잘 할테니까.

그렇지만, 막상 먹을려고 꺼내놓고 보니 어찌나 잘 생겼는지 실상 먹기가 아까웠다.

먹고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 그 모습을 누가 기억하겠는가?

"이렇게 잘 생긴 고령의 삼을 두번 다시 구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또 마구잡이로 캐가는 지금의 실정으로 보면

이제는 구할 수조차도 없을터인데....."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서 잠시 망설여진다.

옛날 같았으면 사진찍고,

예쁜 담금병 사다가 담금했겟지만 그동안 담금한 것이 너무 많아서 처치곤란이라

이제는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기에 그냥 먹었다.

막상 먹으면서 보니

有中無가 無中有가 되는 이치가 거기에 있더라.

제1약통, 제2약통, 제3약통, 보조약통, 턱수, 긴뇌두 갖출건 다갖추었으니 그 모양새가

참으로 아름답고 제1약통, 제2약통은 이미 木質化되었으며 옥가락지가 너무나 이쁘게 둘러쳐진 산삼이였지만

배속으로 사라져가니 有가 無가 되고, 無形의 氣가 流周하니 無가 有가 되는 고로 有卽無요, 無卽有라.

즉 生卽死고, 死卽生이니 生死一如라.

生死가 一如하니 無生無死로 有無同根이더라.

是故로 有無가 一如하니 있는 게 없는 것이요

없는 게 있는 것인 것을...

30분을 씹어 먹으면서 느낀 소회라.

ㅡ 知雲先生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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