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김상연 
| 제목 | 아버지.. |
|---|---|
| 글쓴이 | 최준태(53) [ jatochoi@hotmail.com ] |
| 작성일 | 2015-08-16 |
아버지..
8월
태양은 붉고 뜨거웠는데
어찌 가을 바람처럼
그리 훌쩍 떠나셨습니까..
다시 털고 일어나
막걸리 맛나게 잡수시겠다더니
어찌 마른 입술로
훠이 훠이 떠나셨습니까..
도저히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아버지 젊은 날 비망록 속의
그 촘촘한 꿈과 절망들,
째깍 째깍
자정도 한참 지난 어두운 방안을
쉴새 없이 빙빙 돌고 있는데,
자식이 커가는 만큼
나는 작아진다며 허허 웃으시더니
가볍다 못해
깃털인지 바람인지
어찌 그리 가셨습니까..
아버지..
병상에 누우시기 전까지
씩씩하고 꼿꼿하셨던 걸음걸이,
귀 어두워지신 후로
더 크고 우렁차셨던 목소리,
그리고,
말씀은 잘 못 알아들으셔도
더 많은 걸 말해 주시던 환한 웃음,
벌써 그리움이
별처럼 쏟아집니다..
긴 잠 깨어
새 세상 가시거든
유쾌한 인사 맛난 술잔 나누시며
호탕하게 또 한 세상 시작하시기를
국화꽃 향기 넘어 빌어 봅니다.
부디
평안하소서..
어디에 계시든
아버지가 주신 제 마음과 영혼
아버지와 함께 합니다..
- 햇살 가득한 여름, 사랑하는 아버지를 보내 드리며 -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었으나
막상 큰 일을 당해 황망한 가운데
따뜻한 조문을 해 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멀리 떠난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도록 베풀어 주신
크나큰 은혜와 격려의 말씀
가슴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입추가 지났으니
이제 곧 가을이 오겠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뜻하시는 일들이 가을과 함께
잘 익어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찾아 뵙지 못하고
문자로 큰 절 올림을
해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 최준태 배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