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망월산악회 
| 제목 | 얻어걸린 멋집 |
|---|---|
| 글쓴이 | 김영환(56) [ pat@patkim.com ] |
| 작성일 | 2020-10-18 |
*얻어걸린 맛집*
배 부를 땐 몰랐는 데
새벽에 눈 뜨고 배 고프니
동녘에 해 오르듯 떠 올라 적어봅니다.
내복 고무줄 재봉선을 따라 기는
한 무리의 이가 되어 하루 점두록
북한산 허리춤을 기댕기다 허기져
미끄러져 내려온 곳은 연신내역 부근이었어요.
뒷풀이 식당을 수배하려 원열이와 양경이가
탐색을 떠난 십분여 후에 연신내 연서시장
앞쪽 "갈비 한판"으로 오라네요.
입구를 들어서자니 여러 불판에서 피어오른
갈비 내미가 콧구녕으로 들어 뇌환각을 일으키고
맑은 육수에 입수한 국시가 눈을 찔러 허기에
들기름을 들이 붓네요.
벽메뉴판을 치올려 보니
갈비한판이 15000원이네요.
내심 1인분이 "한판"일 거고 비싼듯 했지만
오늘은 내돈 내고 먹는 날이 아니라서 진격의 장수
관운장이 선봉으로 적진을 향하듯 크게 소리내어
갈비한판을 외치니 다른 테브르들도 복명복창을 합니다.
맛나게 쳐묵치묵하다 의아해서 종업원한테 물으니
갈비한판이 3인분 정도로 15000원이라고 하길래
문화재만큼이나 보기드문,아니 역사기꾼 말놀음 같은
"맛나고 값싸고 듬뿍주는" 곳이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아니 역꾸로 다시 들어
어제 못 먹고 비워 놓았던
메뉴판 후보 선수들을 섭렵하려 합니다.
좀 더 많은 인원이 함께 하지 못하고
달랑 아홉명 만이 건강한 산길 진한 맛집을
독식한 게 못내 죄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