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무소유란 

아무 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궁색한 빈 털털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 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보다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가 있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이것은 소극적인 생활태도가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



법정스님







입추가 지나서 그런지 어제밤바람은 조금 선선해진것 같데요

주말에 비내리면 그렇게 무더웠던 올여름도 한풀 꺽인다는군요

이번 여름이 덥긴 더웠죠.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에 가보면

길은 길데로 막히고 사람에 가려 모래 보기가 힘들정도인데도

전국에서 모여 드는 걸 보면 요즘은 사람들속에 묻혀 살면서도

사람들이 더욱 그리운 것 같습니다



이곳 부산에서도 타지역 번호판의 젊은 운전자들이

쉽게 눈에 띄는 걸보면 많은 청춘 남녀들이 

광안리로 해운대로 모여들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여름은 젊음의 계절이죠!

갈색으로 그을린 탱탱한 피부는 

우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죠.



그래서 저는 조용한 산사를 좋아합니다

산사를 오르며 듣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름 모를 산새소리

싱그러운 솔향 가득한 바람에 땀 식히면

마음의 묵은 때는 절로 씻겨갈 것 같은

기분이 들고는 합니다.



그러나 요즘 그런 산사는 갈수록 찾기가 힘들어집니다

조금 유명하다고 하면 사람들이 몰리고

또 신도들을 모으기 위해 계속 불사를 하고

지금은 다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수행을 하는 

절이 아닌 불사를 위하여 절이 있는 건 아니지 

생각이 들데가 많습니다



무소유위 삶을 실천해야 할 수행자로서

몇시간을 걸어야 찾을 수 있는 봉정암처럼

절과 연결되는 모든 도로를 끊어야한다는

올봄에 만난 어느 스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오늘은 너무 꾸며 유원지가 되어버린 사천의 백룡사와 백천사 

그리고 장독대가 아름다운 고성의 운흥사를 소개합니다.







백룡사















사천IC에서 시내방향으로 20여분을 달리면 옛 삼천포시의 초입에 

우뚝 솟은 와룡산이 모습을 드러낸다.옛 삼천포시의 관문인 남양검문소에서 

왼쪽으로 곧장 오르는 길이 백천(白川)계곡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입구의 산세는 여느곳의 그것과 다를바 없어 평범한 야산처럼 보이지만 

5백여m를 오르면 왼쪽에 펼쳐진 덕곡저수지의 비취빛 호수를 만나게 된다



계곡을 흐르는 물이 눈처럼 희다해서 백천계곡으로 이름지어졌다는 

이곳은 물뿐만 아니라 골짜기의 돌들도 온통 흰색이다. 

물막이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제2덕곡저수지의 끝부분에서 

우측으로 어느 중국집 입구 같은 조금은 조잡한 뱀무늬 일주문이 눈에 띤다



가락국 수로왕의 일곱왕자가 지리산 칠불암에 올라 득도하기전 수도했던 

와룡사가 이 산에 있었다는 설화도 전해지며 청룡과 백룡이 여의주를 

두고 다투다지쳐 이곳에서 굳어져 산이 되었다고도 하는데 

민재봉의 동쪽 능선이 좌청룡이고 암벽이 많은 새섬바위쪽의 

서쪽능선이 우백룡으로 불린다.



좌청룡 능선 산자락의 청룡사와 우백룡 능선 품안의 백룡사는 

이같은 전설과관련된 것이다 백천사에 조성된 시설로 봐서는

예전에는 신도들도 많아  큰 불사가 이루어졌던 것 같으나

근래 인근에 백천사 와불이 조성되고서는 점차 찾는 발길이 줄어 들고 있다

 

백천사











백룡사를 나와 와룡산쪽으로 오르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계곡을 따라 조금 오르면 백천사가 나타난다.



백천사에는 세계최대의 와불법당이 있으며, 

산신각에 우담바라가 피어있어 세인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관음보살







영산각







금불상







백천사와불







세계최대 \"약사와불 몸속법당\"내에 영험하신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약사와불부처님은 수령 2400년의 거대한 소나무를 통째로 깎아 

조성했다는 이 와불은 전면을 금으로 도금해 은은하면서 위엄이 넘친다



와불 내부





몸속법당 안에는 양쪽 벽면에 호법신이신 12신장님이 옹호하고 일광 월광 보살이

 좌우에 협시하는 영험한 약사여래 부처님이 있다



저수지





백천사는 여러가지 구경거리와 시주하라는 보살님들의 소리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버스등으로 절인지 장터인지 모를 지경이였다



백천사에 실망하고 고성 운흥사를 향하는 중 논에서 노니는 많은 백로를

보고는 차를 세웠더니 다들 날라가고 백로 한쌍만 남아서는

아쉬움을 달래주는듯 나무 위에서 포즈를 취해주고 있다.









운흥사













고성군 와룡산 향로봉 중턱에 위치한 천년고찰 운흥사는 

1,300여년전 의상조사가 창건한 신라고찰로서  임진왜란 때 

사명 대사의 지휘 아래 왜적에 대항하여 싸운 승병의 본거지로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수륙양면 작전 논의차 

자주 왔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곳에는 높이가 어른 키의 열 배에 가까운 괘불

(법당 밖에서 불사를 할 때에 내거는 탱화)이 보관돼 있는데, 

괘불재가 열리는 날이면 경상남도 곳곳에서 불교 신자들이 구름처럼 몰려온다. 

괘불재를 세 번만 보면 죽어서 반드시 극락에 간다는 말이 전해오기 때문이다.





온갖 잡초가 돋아 있는 돌계단을 오르면 고풍스런 대웅전이 나타나고

전각 좌우에 대나무 숲과 족히 10m는 돼 보이는 거목들이 인상적이다.

한낮의 무더위에 참배객은 보이질 않고 그늘 찾아 어슬렁거리는

삽살개 한 마리가 평화롭기 그지 없다



현재는 산내 암자인 천진암과 낙서암을 두고 있다



운흥사 장독대





그리고 영산전 앞의 아담한 장독대도 눈여겨볼 만한데, 

장독대 주위를 둥그렇게 감싼 정갈한 담장이 인상적이다. 

나즈막하게 둘러싼 작은 담장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앞선 두사찰의 수많은 불상보다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오늘날의 운흥사에는 이린 것들 말고는 별다른 문화재가 없지만, 

늘 조용하고 아늑해서 간간이 찾아오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케 한다.



고성 상족암 





운흥사를 돌아 나와 공룡 발자욱으로 유명한 고성 상족암으로 향했다 

상족암 입구에는  수영장이 개장하여 많은 인파들로 붐볐다

수영장 오른쪽으로난 나무 산책로를 따라 억만년전의 공룡 발자국이 

뚜렷이 남아 있고  해안동굴 및 기암괴석이 계곡을 형성하여 

남해안 쪽빛 바다를 감싸며 펼쳐져 있다 



끝까지 가보려다가 아무래도 인적드문 겨울 바다를 

거닐어 보는 것도 운치 있을 것 같아

올겨울 다시 한번 올 것을 약속하며 

많은 인파와 뜨거운 여름볕을 피해 집으로 향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