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오는 날 산행을 하면 참 기분이 좋지요?

나뭇잎에 비 떨어지는 소리와 계곡에 물흐르는 소리가 참 좋기도 하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빗물이 씻어주니까 덥지도 않고 또 산자락에서 자욱히 피어오르는 비안개를 보면 경치가 정말 끝내주지요.

하지만 이런 기분은 서울근교 산행에서 2~3시간 정도 했을때 느끼는 기분이고 지리산이나 설악산 같이 하루 산행이 10~12시간인 경우에는 좀 경우가 달라집니다.

먼저 우의를 입고 산행을 해도 몸에서 흐르는 땀과 습기로 인해 속옷이 쉽게 젖어버려 비를 맞는것과 똑같습니다.

다음 등산화는 고아텍스나 일반 등산화나 똑같이 물로 젖습니다.

고아텍스 등산화는 일반 등산화 보다 물의 침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사람의 발목을 통해 물이 쉽게 들어 갈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번 들어간 물은 쉽게 빠지지가 않습니다. 쉽게말하면 고무장화에 물이 들어가 있는 상태와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발이 물에 젖어있는 상태에서 하루 10시간 이상씩 산행을 한다면 무척 힘들것입니다.

다음 등산로 상태입니다.

지리산은 성삼제에서 노고단까지는 세멘트길이라 별 문제가 없겠지만 노고단부터 세석산장까지의 능선길은 반은 흙길이며 반은 돌(부분적으로 너덜길도 있음) 등으로 되었습니다.

흙길은 질퍽거리고 돌길은 미끄러워 안전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습니다.

또한 힘들때는 편안히 앉아 쉴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석산장에 1박을 하게 되는데 산장 안에는 사람들의 열기로 인해 모르긴 몰라도 목욕탕처럼 푹푹 찌며 습할 것입니다.

만일 산장에 자리가 없다면 비오는 날 밖에서 비박을 할 수도 없고 아주 힘들 것입니다. 

지금 지리산국립공원의 말로는 오늘 오전 4시부터 호우주의보가 해제되었고 오전 9시부터 출입통제가 해제되어 산행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일 내일부터 비가 오지않는다면 아마 끝내주는 산행이 될 것입니다.

비온 뒤의 산행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지리산 8경 중의 하나인 노고단 운해도 볼수 있을 것이며 계곡에서 피어오르는 구름으로 인해 마치 하늘을 나는 느낌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온 뒤의 풍경들은 너무 깨끗해서 자신의 마음까지 깨끗이 씻어지는 느낌을 가질 것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너무 산행을 잘 했다는 기분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계속 비가 온다면 그 반대일 것입니다.

총무님 계속 지리산의 기상상태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