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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한인들의 반한감정-옮김
글쓴이  손영순(48) [ sys11356@hotmail.com ]  / 2003-04-17
<뉴욕한국일보 4월 16일자 칼럼. 필자는 이기영 주필>

한국에서 보도된 미군비하 발언에 대해 한인들의 항의운동이 미국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라크전쟁이 개시된 지난달 MBC-TV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사람들이 미군을 매도한 데서 비롯됐다.

이 프로그램에서 한 PD가 “컴퓨터가 발전해도 그 기능을 다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듯, 미국병사들이 그것을 다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출연자인 한 교수가 “미국은 마리화나를 피우다 잡히면 군대를 간다.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사람은 대학교에 남아있지 군대는 안 간다. IQ 낮은 사람,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나 성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군대에 가기 때문에 그들에게 최신 장비를 주면 이것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말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뉴욕지역의 이라크전 참전 한인미군 가족들이 들고 일어났고 이들을 돕고 있는 서포트 그룹과 옐로리본운동을 하고 있는 한미민주연합회가 항의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이 항의 운동은 시카고, 워싱턴DC, 버지니아 등 타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TV 출연자들이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궁금해 진다. 무슨 통계자료를 인용한 것도 아니고 어떤 사례를 인용하지도 않은 채 미군을 범죄자, 저능인, 성격파탄자로 매도한 것은 객관성이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말을 한 사람들이 미군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다분히 반미와 반전의 정서가 결합된 상태에서 나온 미군 이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갖는 호감과 반감은 사랑과 미움처럼 편견을 갖게 한다. 미국에 대해 반감을 가진 반미 정서는 미국이 벌인 전쟁에 대해서도 반감을 갖게 하고 그 전쟁을 벌인 부시대통령을 악한으로 규탄하게 한다. 그리고 미국을 위해 싸우는 미군들을 악의 군대로 인식하여 사사건건 미국과 미군을 흠잡으려고 한다.

한국 TV들이 기회만 있으면 이라크전쟁의 참상이나 반전국가의 반미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나 이번 미군 비하 발언이 결코 우연히 나타나는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한국에서 반미감정이 악화되면서 미국에서는 반한감정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한국인들이 미국을 미워한 나머지 미국에 이민을 간 한인들까지 배신자로 낙인찍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한인들 사이에서도 반한감정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한인들이 아직 공개석상에서는 한국에 대해 욕하기를 꺼리고 있지만 사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면 한국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어떤 사람은 한국쪽을 아예 쳐다보기도 싫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이제부터는 수재의연금도 내지 않겠다고 한다. 또 북한과 전쟁가능성에 대해서도 한바탕 전쟁이라도 시원하게 터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
도 있다.

한국인들은 매우 정서적인 사람들이다. 의리가 깊고 인정이 많다는 것도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하다는 표현이다. 이렇게 강한 정서 때문에 한번 좋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한번 틀어지면 끝장을 보는 사람들이다. 6.25와 이념대립, 지역감정, 붉은 악마등이 모두 이와 같은 정서의 산물이다.

이런 정서 때문에 미국에 이민와서 살고 있는 한인들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의 네트웍에 애착을 버리지 못했고 2세들의 뿌리교육과 정체성을 염려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만약 한인들의 마음속에 반한감정이 자리잡고 있다면 이런 유대관계가 가능해질까. 한국에 대한 미움으로 오히려 탈한국 현상이 가속화 할 것이다.

한인들의 마음속에 반한감정의 씨를 뿌리고 그 감정을 자라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한국인들의 반미감정이다. 한국인들이 미국을 미워한 나머지 미국에 사는 한인들까지 미워하게 된다면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반감을 갖게 될 것이다. 벌써 그런 징후가 한국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못 두려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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