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17 한국언론인포럼 오찬 강연

2007년: 제 17대 대통령선거와 북한 핵 시나리오

                                  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宋鍾奐 박사

  2007년 국민의 관심사는 제 17대 대통령선거, 북한 핵 시나리오, FTA 추진ㆍ 부동산 해결ㆍ노사갈등ㆍ청년 일자리 해결 등 경제관련 문제, 평양부흥회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독교계의 부흥과 변화 등이다.

  이 중에서 ‘좌파정권’ 종식 對 연장 세력 간에 한판 승부를 하게 될 제17대 대통령선거와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평화를 파괴할 위험이 있는 북한 핵 시나리오는 국내외가 공히 주목하는 최대관심사이다. 북한도 이 두 가지 문제의 중심적 위치에 있다.

북한,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친미반동세력’ 매장을 선언

  북한은『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등 3개 신문의 1월 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하여 “남조선의 각계각층 인민들은 반보수대련합을 실현하여 올해의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한나라당을 비롯한 친미반동보수세력을 결정적으로 매장해 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힘 있게  벌려 나아가야 한다”는  대남투쟁노선을 제시하였다.

  이어서 1월 4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한나라당의 재집권은 남조선 내부문제만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하여 유독 올해 대선에 집착하는 자세를 표명하였다.

  북한이 제17대 대통령선거에 대하여 강경투쟁방향을 정한 것은 금년 말 남한의 대통령선거에서 대북포용정책을 반대하는 우파 정권이 집권할 경우 대북정책이 전면 재조정되어 남북교류를 통한 경제적 실리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절박한 처지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북한의 투쟁 방향 제시가 나오자마자 한국 내 친북성향의 단체들은 1월 3일 반(反)한나라당 투쟁을 위한 반보수대연합 결성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3월부터 ‘민중승리를 위한 총궐기투쟁’을 정식으로 개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투쟁방향 설정에 비추어 북한은 물론 남한 내 친북좌파세력들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고 이른바 ‘진보정권’의 연장을 위하여 한나라당 대선 후보 개인에 대한 사이버 테러나 물리적 테러 등 무슨 일이든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후보 개인에 대한 물리적 테러는 1997년 이한영(김정일의 처조카) 피살 사건, 2006년 5월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9월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차량 벽돌 피습사건, 12월 황장엽씨에 대한 “도끼소포” 협박사건 등에 비추어 북한 공작원이 직접 하든 친북좌파인물이 하든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또한 최근 급증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정치인 테러 추세는 물론 우발적 계기에 의한 테러 가능성에 비추어 다중(多衆) 속에 있는 대선 후보에 대한 테러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북한, 쉽게 핵무기 포기 하지 않아

  북한 핵 시나리오는 크게 보아 (1) 북한이 체제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핵을 포기하는 경우, (2) 북한이 핵 폐기 협상을 질질 끌며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할 경우. (3)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로 인한 군사적 긴장 고조와 물리적 충돌이 전쟁으로 확산, (4) 미ㆍ북한 간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 미군 철수 등이다.

   2006년 말 제5차 6자회담에서 보듯이 북한은 김일성ㆍ김정일 부자 2대에 걸친 숙원 사업인 핵무기 개발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위를 위한 핵무기 개발과 핵무기 이전 자제를 앞세우면서 앞으로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려 할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폐연료봉 재처리 금지, 핵실험 금지, 제3국 이전금지 등 수차례 금지선(Red Line)을 후퇴해 왔기 때문에 북한 밖으로 이전만 하지 않으면 파키스탄 식으로 핵보유를 인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경우 남북한 간의 32대 1의 소득격차는 의미를 잃게 됨은 물론 군사력 균형도 깨어진다. 특히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되면 ‘공격을 당한 후에 재래식 무기로 반격한다’는 한미연합사작전계획은 유명무실화된다.

  미국은 북한과 한국의 향후 태도에 따라, 즉 북한이 핵을 폐기하지 않고 군사적 도발을 할 것에 대비하여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F-117A 스텔스 전폭기 비행대와 장병을 훈련 배치하고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할 수도 있고,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 체제를 경원시하면 1973년 1월 베트남과의 평화협정 체결에서 보듯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미, 일, 중, 러와의 긴밀한 국제공조 하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대화를 통하여 평화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과 함께 북한의 핵보유국 기정사실화와 물리적 충돌에 의한 전쟁과 같은 최악의 경우에도 대비해 나가야 하는 비상시국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위기를 넘어 선진국으로 변화하는 기회로

  한국은 2007년 국민 전체의 최대관심사인 제17대 대통령선거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고 구체적 행동을 하여 오늘의 위기를 넘어 선진국으로 변화하는 기회로 맞이하여야 하겠다.

  첫째, 현재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국제, 국내, 북한 정세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우방국인 미국은 해외주둔 미군재배치 계획(global posture review)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을 감축할 예정이다. 좌파정부의 일방적 유화정책을 배경으로 친북ㆍ반미세력들은 국가체제와 이념의 정체성과 한국 역사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활동을 하면서 북한의 수령유일지배체제와 연방제 통일을 하자고 선동을 하고 있다. 북한은 대남공산화 혁명 전략을 변경할 의도도 없고 남쪽으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았는데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남한을 협박하고 있다.

  경제력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로 시간은 한국 편임이 분명하지만, 경제둔화가 예상되는 시기에 나라를 이끌 지도자를 다시 잘 못 선택하고 북한 핵에 잘 대처하지 못할 경우에는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는 한국의 장래는 어렵게 될 것이다.

  둘째,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이념적 정체성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 국가발전의 미래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는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고, 테러 등으로 인한 유력 후보의 유고에 대비하여 관계법령을 정비하여야 한다.

  금년 말에 있을 지도자 선출의 세부적 기준은 DJ 정부 이후 우리사회가 처한 이념적 혼란에 편승하는 것보다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느냐, 과거청산보다 미래 비전을 제시하느냐, 지역ㆍ세대ㆍ계층 간 분열보다 전체 국민의 뜻을 통합하느냐, 코드보다 전체 국민을 대표하고 섬기느냐, 선진국 문턱에서 분배 논쟁을 조장하는 것보다 기회 균등과 성장을 바탕으로 선진국으로 국민을 이끌어 갈 수 있느냐 여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1956년 제3대 대통령선거와 1960년 제4대 대통령선거 운동기간 중 야당 신익희, 조병옥 후보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유력 야당 후보 없이 선거가 진행되어 여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되었다. 다시는 야당후보 없이 대선을 치루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통령후보의 유고(有故)에 대비한 법령을 정비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2006년 말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요인경호법’의 조기 채택은 물론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중 테러나 건강 악화로 당선이 유력시 되는 후보가 유고될 시 해당 정당이 후보를 다시 선출하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선거를 연기하는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천재ㆍ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선거 연기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96조에 ‘대통령 후보 유고상황’을 추가하여 명기하고 연기된 선거 등의 선거일을 규정한 제36조 등 관련조항들을 개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률의 제정과 개정은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테러를 막고 국민의사가 제대로 반영된 국가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고 또 시급한 일이다. 정치지도자들과 입법을 맡고 있는 국회가 분발해줄 것을 촉구한다.

  셋째, 정부는 북한이 핵의 장막을 거두어 한반도에 평화가 오도록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즉각 취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6자회담을 통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병행하여 북한의 핵무기 관련활동을 감시하고 선제공격ㆍ방어ㆍ보복을 하는 군사적 체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비군사적 조치들이 강구되어야 한다.

  한국이 북한의 핵무기 관련활동을 독자적으로 감시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전에는 인공위성, U2를 비롯한 고성능 정찰기, 휴전선 지역에서의 근접정찰기, 해상과 지상감시레이더 시스템, 조기경보기 등에 의한 미국의 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군사 및 정보협력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핵확산방지조약(NPT)의 당사국인 한국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맞서서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할 수는 없으므로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 포착 시 선제공격을 하고 공격당한 후 방어를 하고 즉각 반격을 하여 북한 핵 관련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스텔스 폭격기, 미사일, 잠수함, 지하 관통탄 등을 개발하거나 도입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첨단무기체계의 확보와 운용은 대규모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우선은 그동안 ‘자주와 동맹’의 논쟁으로 악화되어 온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여 유사 시 확장된 전쟁억제 전력, 즉 미국의 핵우산을 확보하여야 한다. 또한 유사 시 미증원군 파견 계획이 불확실한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는 최소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유보되어야 하며 다음 정부에서 다시 협상을 하여야 한다.

  비군사적 조치로는 대북정책, 6자회담에 임하는 한국정부의 자세와 국민의 결의들을 들 수 있다. 말로는 북한 핵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면서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북한 핵 무장을 도운 대북포용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북한은 우리의 북한 핵 불 용납 의지를 얕보게 될 것이므로 지금의 대북포용정책은 전면 검토되어져야 한다.

  한국은 북한 핵문제의 직접피해당사자인데도 미국과 북한의 중간에 서서 회담을 중재하고 촉진한다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다가 미국, 중국으로부터 귀동냥을 하는 처지로 전락하였다. 한국의 어깨너머로 북한 핵 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북한 핵 위기 문제를 남의 나라의 선의(善意)에 맡길 것이 아니라 6자회담에서는 물론 남북한 간의 대화에서도 북한 핵 문제의 직접적이며 핵심 당사자답게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민을 안심시켜 줄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다만 정부가 임기 말에 실효도 없는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압력 대열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여ㆍ야 지도자들은 죽음을 무릅쓰는 각오를 하면 살 길이 열린다는 결의로 국민들이 일치단결, 단합하도록 언행을 바로 할 것을 촉구한다. 국가 지도자들과 정부 각료가 북한이 핵실험을 하여도 계속 대북포용정책을 주장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여도 군사력의 균형이 깨어지지 않는다”, “북한의 빈곤에 대해 3000억 달러 수출국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북한의 빈곤이 북한 핵의 한 원인이다” 등의 해괴한 발언을 더 이상 하지 않음으로써 국민을 오도하지 않아야 한다.

  앞에서 길게 말씀드린 것은 국민 모두가 앞에서 제시한 세 가지 일, 즉 국내ㆍ외 및 북한 정세에 대한 올바른 인식, 금년 말 올바른 지도자의 선택과 북한 핵무기에 대한 구체적 조치 강구에 동참하여 오늘날의 위기를 선진국 진입을 위한 기회로 바꾸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각자 자신의 영향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국가체제와 이념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와 우리 역사의 정통성을 확신하고 이에 도전하는 국내외의 세력들에게 적극 투쟁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할 경우 2008년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첫 해가 될 것이다.

송종환 교수의 약력

학력: 경남 마산중학교, 경복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문리과 대학 외교학과 졸업-정치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외교학과 졸업-정치학 석사

      미국 Tufts대 플레처 국제법ㆍ외교대학원 졸업-MALD

      한양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업-정치학 박사

경력: 해군사관학교 국제법ㆍ정치학 교관(중위)

      남북적십자회담과 남북조절위원회 회의 참가

      청와대 정무비서실 외무부･통일원 담당관

      주유엔 대표부 공사 및 유엔 총회 대표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정보실장

      충북대학교 사회과학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역임

      2002년 이래 명지대 사회과학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상훈: 홍조근정훈장

저서: 북한협상행태의 이해』(서울: 오름출판사, 2002)

      * 2003년도 문화관광부 우수도서 추천

     『북한총람: 1993-2002』(서울: 북한문제연구소, 2003)의 정치편

     『남북회담: 7. 4에서 6. 15까지』(서울: 극동문제연구소, 2004) 외

      남북한 관계, 국제관계와 국가정보기관 개혁 관련 국, 영문 학술 논문

      과 조선, 중앙, 동아, 국민일보, 월간조선, 신동아, 월간 북한 기고 컬

      럼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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