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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누레오찌바(ぬれおちば, 濡れ落ち葉 )
글쓴이	조희재(34) [ hjcho@quasarcomm.com ] / 2004-12-12
일본 중년 여자들이 요즘 그들의 남편들을 누레오찌바 (ぬれおちば, 濡れ落ち葉 ) 라 부른다고 한다. 물에 젖은 낙엽이란 뜻이다. 젖은 낙엽은 아스팔트 바닥에 붙으면 빗자루로 쓸어도 쓸리지 않고 손톱으로 긁어야 겨우 떨어 지지만 그렇다고 불이 잘 붙 는것도 아니고 매케한 연기만 피우는 별 볼일 없는 물건이다. 일본 여성들이 그 별 볼일 없고 귀찮은 존재를 빗대어 남편들 에게 누레오찌바 라는 汚名을 붙인것이다. 일본 남성들을 2차대전 후 일벌레 혹은 경제동물 소리를 들어 가며 열심히 일했다. 일본 국내에서 해외에서 목숨걸고 뛰었다. 그 한 예로 한국에서도 종합무역상사 직원 필독서가 되였던 "不毛地帶"라는 유명한 일본 소설은 픽션이 아니었다. 실존 주인공이 신문에도 소개되었던 것 같은 기억이 있다.그래서 그들은 폐허에서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이 되였고 한편으로는 동양인의 긍지를 살려준 국가가 되였다. 그런 일본의 남편들의 위상이 어느날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 이다. 일본이 90년대 초반부터 10년 넘게 不況에 고전하고 있었다. 불황으로 퇴직자가 量産되니 세계를 누비던 남편들이 가정으로 돌아왔다.두둑한 퇴직금과 년금으로 생계를 꾸리는 데는 지장이 없으나 놀줄 모르는 남편들은 갈곳이 없어졌다. 그러나 지금껏 가정을 지켜온 부인들은 남편없이도 살아가는 방법을 잘 알아 나름대로 인생을 즐겨왔는데 느닷없이 집에 돌아온 장고(?)는 그들에게 귀찮은 존재가 된것이다. 남편은 부인을 향해 같이 놀아 달라고 치마자락을 잡고 늘어 지고 부인은 귀찮다 하고 그러다가 이혼하자 고 한수 더 뜬다 고 한다. 이래서 중년 혹은 老年離婚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갈곳 없어도 여자들은"겨울 연가" 한편에 뿅 가서 수천명의 중년들이 "욘사마"의 메카를 찾아 한국을 찾고, 남이 섬을 찾는다. 부산에서 문을 연 사진전도 전 날 저녁부터 줄을 섰다니 희안 한 일이다. 아파트 청약이면 몰라도 사진 일찍 볼려고 줄을 선다니 참으로 모를 심사다. 요즘 한국 골퍼들에게 인기있는 오오이따의 골프장도 놀줄 모르는 일본 남자들이 이용을 하지 않으니 골프장이 파산지경에 이르게 되였고 그런 골프장을 놀기 좋아하는 한국인이 항공편으로 원정가서 살려 놓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일본 캐디 아줌마들이 한국말을 배워서 "오르막,내리막......,쫏빠로 치세요! 하는걸 보고 세월 좋아졌 구나 해보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60년대 이후 일본의 성장과정을 가까운 곳에서 벤치마킹하여 오늘에 10위권의 경제강국이 된것이다.아무리 과거사가 어떻고 排日感情이 충천해도 우리 경제성장에 가장 기여한 나라는 일본이다. 그래서 일본은 한국의 10년후의 모습이다 혹은 5년후의 自畵像 소리를 쉽게 듣었다. 이제 한국도 早期名退가 사회조류가 되다보니 한두해는 요즘 말로 "하바드대학"에 입학하여 하는 일 없이 바쁘게 드나들지만 야금 야금 마나님한테 구박받는 시대 가 닦처오고 있을것 같다. TV 드라마 "홍소장의 가을 "에서 처럼 중년이후 노년층의 부부갈등의 골은 이미 깊어지기 시작 함을 알려주고 있다. 젖은 낙엽 신세가 남의 일이 아니고 본인 일 같기도 여 어느날 집사람에게 물었다. 펄쩍 뛰기 부터 한다. 자기들끼리 모임에서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현재 남편을 택하 겠느냐고 물어보는 순서가 있었다며 자기는 절대로 다른 선택 이 없다고 확언하였다고 나를 위로 시킨다.나도 그렇게 믿고 있다. 우리 세대만 해도 생각 의 깊은 곳에 유교적인 윤리관이 깔려있지만 그것이 차츰 희석해 간다고 보면 앞으로 누레오찌 바 문제가 우리의 현실이 될 날도 멀지 않을것 같다. 아니 벌써 와 있지 않은지? 요새 우리나라 노부인들은 외출할때 집지키고 있을 늙은 남편에게 "까불지마!"라고 한단다. 1)까스 조심하고,2)불 조심하고,3)집 잘보고,4)마누라말 명심 하라는 말의 첫자만을 따서 하는 말 이란다. 몇일 전 밤중에 비바람이 불어 아파트 옆길 아스팔트에 낙엽이 수북이 깔려있었다. 대뜸 누레오찌바 생각이 떠 올랐다. 낙엽을 즐기며 새벽청소를 하시는 미화원 아저씨라고 헛소리를 하던 모 TV의 젊은 여자 앵커의 얄미운 모습도 떠올랐다. 옛 날 같으면 모윤숙의 " 렌의 애가" 중에 "낙엽밟는 소리"를 연상 할수도 있었겠지만 오늘의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나는 아니냐!" 하면서 닦아온 현실을 부인하려고 한들 무슨 뜻이 있겠는가? 마나님들은 작은것에 감동하고 무드에 약하 다고 한다. 나이든 척 하지말고 詩도 읽고 그림도, 영화도 감상 해 보고 여행도 떠나보면서 무드있게 젊게 살려고 노력해보자. 어느새 귀찮은 존재에서 꼭 필요한 파트너가 될것이다. 시몬,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는 오솔길에서 낙조를 바라 보며 사랑을 속삭이던 그 곳을 다시 걷고 싶소. 시몬, 그대가 떠난 어딘가는 나는 그대의 발자취를 따라 먼 길을 가고 싶소.." (모윤숙 시인의 렌의 哀歌 중에서) 일본에서 한때 유행했던 氷雨 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겨울비가 마치 봄비처럼 내리는 포근한 초겨울입니다. 젖은 낙엽길을 걸어 보며.. 동문 여러분, 행복한 12월을 맞으시고,2005년엔 늘 건강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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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누레오찌바(ぬれおちば, 濡れ落ち葉 )	조희재(34)	2004-12-12	2200
1	☞ 선배님의 글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임환무(39)	2004-12-2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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